울주트레일 나인피크(UTNP) 대회 후기
대회 후기
아직 대회가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대회일: 2026.10.30
2025 대회 후기
안개와 진흙의 영남알프스, 한계를 넘어선 124km의 대여정
2025 울주 트레일 나인피크(UTNP)의 아침은 겉보기에 평온했으나 산 정상부는 이미 짙은 안개와 전날 내린 비로 거친 레이스를 예고하고 있었습니다. 출발선에 모인 러너들은 꼼꼼한 장비 검사를 마치고 긴장감 속에 정오의 출발 신호를 맞이했습니다. 레이스가 시작되자마자 시작된 간월산 임도 업힐은 초반 병목 현상을 피하려는 주자들의 빠른 움직임으로 거친 숨소리가 가득했습니다. 첫 번째 싱글 트랙에 진입하자 젖은 낙엽과 진흙이 뒤엉킨 주로가 전방을 가로막았고, 주자들의 심박수는 순식간에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간월재를 지나 도달한 간월산 정상은 곰탕을 연상시키는 연무로 시야가 완전히 가려져 있었으며, 이어진 배내봉 다운힐은 낙엽 밑에 숨은 미끄러운 흙길 때문에 극도의 집중력을 요구했습니다. 오두산에서 첫 번째 체크포인트인 양등리로 내려가는 구간은 그야말로 거대한 진흙 미끄럼틀 같았으며, 많은 주자가 미끄러지고 넘어지며 체력을 소모했습니다. 양등리 CP에 도착한 러너들은 준비된 떡과 바나나로 급하게 허기를 채우고 가파른 로드와 임도를 거쳐 고헌산으로 향했습니다. 고헌산 업힐은 무려 4~5km에 달하는 긴 오르막이었으며, 특히 정상 직전 2~3km 구간은 성인 키만큼 자란 풀들이 얼굴을 때리고 몸을 적셔 정신적인 압박이 극에 달했습니다.
어둠이 내리면서 기온이 급감하자 러너들은 서둘러 방수 자켓과 긴바지를 껴입고 야간 레이스에 돌입했습니다. 두 번째 체크포인트인 고헌산 하단의 한식 뷔페 에이드 스테이션은 따뜻한 불고기와 된장국, 시원한 식혜를 나누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만남의 광장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휴식도 잠시, 문복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미끄러운 바위와 좁은 샛길이 엉켜 있어 헤드램프와 라이트 벨트를 모두 켜도 길을 잃기 십상인 알바 유발 구간이었습니다. 세 번째 CP인 천문사에서 정성스레 빚은 주먹밥과 장국으로 체온을 유지한 주자들은 최고봉인 가지산과 쌀바위로 향했습니다. 쌀바위 산장에 모여앉아 먹는 라면은 야간 레이스의 백미였지만, 일부 주자들은 과식으로 인한 위장 장애를 겪기도 했습니다. 새벽녘 마주한 석골사로의 다운힐은 뾰족한 돌산과 미끄러운 너덜지대가 끝없이 이어져 무릎과 발목에 가해지는 충격이 상당했습니다. 누적된 피로로 부상이 겹친 주자들은 다섯 번째 CP인 아이비 캠핑장과 여섯 번째 CP인 도래재에서 오뎅국물을 마시며 DNF(중도 포기)의 유혹과 치열하게 싸워야 했습니다. 아침 해가 떠오르며 천황산과 제약산의 억새평원이 모습을 드러냈지만, 밤샘 레이스로 비몽사몽인 러너들은 서로 대화를 나누거나 카페인 알약에 의지해 쏟아지는 졸음을 쫓아냈습니다.
마지막 보급소인 배내천 CP를 지나 최종 관문인 영축산과 신불산으로 향하는 후반부는 그야말로 정신력의 싸움이었습니다. 사족보행을 해야 할 정도로 가파른 암릉과 낙타등 코스는 거리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절망감을 주었습니다. 일부 구간에서는 스틱이 좁은 풀숲에 자꾸 걸려 오히려 스틱을 접고 벽을 잡으며 이동하는 전략이 유효했습니다. 마지막 힘을 쥐어짜기 위해 콜라와 카페인을 들이부으며 멍해진 머리로 신불산 정상을 통과한 러너들은 마침내 탁 트인 간월재 임도로 접어들었습니다. 멀리 영남알프스 웰컴센터의 피니시 아치가 보이고 장내 아나운서의 소음이 들려오자 주자들의 얼굴에는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제한 시간 30시간의 벽을 깨기 위해 마지막 언덕을 질주해 완주 아치를 통과하는 순간, 온몸을 덮은 진흙과 부상의 고통은 대한민국 최고 난이도 레이스를 정복했다는 솔직하고 묵직한 성취감으로 승화되었습니다.
🔍 코스 지형 및 난이도 심층 분석
- 지형적 특징 및 난이도: 영남알프스의 매운맛을 그대로 보여주는 테크니컬 코스입니다. 초반 오두산과 후반 석골사 다운힐은 급경사 진흙과 이끼 낀 너덜길이 섞여 있어 발목 접질림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고헌산 정상부의 정비되지 않은 높은 풀숲은 시야를 가리고 수분을 몸에 전달해 체온 저하를 유발합니다. 후반부 영축산 능선은 고도표에 보이지 않는 잔매가 가득한 낙타등 암릉으로 사족보행 구간이 다수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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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지까지의 거리는 직선거리(최단 직선) 기준이며, 지형·도로에 따라 실제 이동 거리는 다를 수 있습니다.




